<목차>
1. 임현주 아나운서는 최초가 아니다 - 선배를 무시하는 젊은 것들의 세상
2. 임현주 아나운서는 최초가 아니다 - 조종하기 쉬운 청년을 선동하는 좌파의 전략
3. 임현주 아나운서는 최초가 아니다 - 과거를 덮기 위하여 꼰대를 혐오하게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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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 임현주 아나운서는 최초가 아니다 - 선배를 무시하는 젊은 것들의 세상
3월 16일 저녁 KBS 2TV에서 방송된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란 프로그램을 보면서 경악했다. 제작진이 제시한 문제는 지난 여성의 날에 선정된 여성인권의 상징적인 물건이 무엇이냐는 것이었고, 임현주 아나운서가 여성 아나운서 최초로 쓴 안경이 정답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분명히 틀렸다.
MBC 아나운서 임현주는 자신이 여자 아나운서 중에 최초로 안경을 쓰고 뉴스에 등장한 아나운서라고 선포까지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 임현주 이전에도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했던 여자 아나운서는 여럿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이규원 아나운서이다.
동아일보 2001년 3월 28일 기사기사 원문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010328/7668867/1
'90년대에 KBS의 이규원 아나운서가 이미 안경을 쓰고 뉴스 앵커를 했었으니 임현주보다 거의 20년이나 앞선 것이다. 이규원 아나운서는 아직 재직중이다. 이규원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요즘 방송되는 '인간극장'에서 들을 수 있다.
위 기사에 나오듯이 안경을 쓴 것도 앞섰고 다른 것에도 앞섰는데 특히 기억나는 것은 남녀 아나운서의 자리배치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남자 아나운서는 왼쪽에 앉아서 정치, 경제 등 중요한 뉴스를 담당하고 여자 아나운서는 오른쪽에 앉아서 사건사고 뉴스 따위를 담당했었다. 하지만 입사 1년 만에 9시 뉴스 앵커가 되었을 정도로 출중했던 이규원 아나운서는 남자 아나운서와 함께 뉴스를 진행할 때에 왼쪽에 앉았고 남자 아나운서는 오른쪽에 앉았었다. 이것만 해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안경 말고도 임신 후에도 앵커 자리를 지키는 등 여성 아나운서의 지위 향상을 위하여 많은 공헌을 했던 것이다.
그후 수년 전에 최송현 아나운서가 안경을 쓴 적이 있다. 김경란 아나운서도 퇴사 전에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했었다.
가장 최근에 기억할 만한 사례는 강지영 아나운서이다. 2016년 JTBC <정치부회의>에 강지영 아나운서가 종종 안경을 쓰고 나왔는데 그때마다 움짤이 유행하고 '안경 여신'이라고 불리며 남성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https://youtu.be/sVyp-xXUpKc 안경을 쓰면 시청자들이 싫어한다는 말은 거짓말인 것이다.
그리고 2017년 KBS 총파업 때에 왕고참 간부인 유애리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앵커를 했던 적이 있다. 젊은 사원들은 파업중이라서 간부들이 대체로 투입되었던 것인데, 나이가 들어 눈이 어두우니 안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안경을 벗어달라고 부탁하려고 해도 당시 고대영 KBS 사장보다 입사연차가 앞선 고참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말리지 못했었다고 한다. 페미들은 여성이 고위직에 오르지 못한다며 유리천장 운운하지만 유애리 아나운서는 사장도 뭐라 하지 못할 만큼 이미 고위직에 있었던 것이다. 유애리 아나운서는 부주간(국장)까지 오르고 퇴직했다. 여성도 능력과 소신과 지위에 따라 마음껏 행동할 수 있는 사회는 이미 당도해 있었던 것이다. 유애리 아나운서가 그때에 이룬 중요한 것은 또 하나 있다. 전통과 같았던 중년 남성 앵커와 젊은 여성 앵커의 공식을 깨었다는 것이다.
즉, 임현주 아나운서는 최초로 안경을 쓴 여자 아나운서가 아니다. 여성 권리를 위한 일에서도 이규원 아나운서가 20년이나 앞섰다. 조금만 알아보았어도 알 수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왜 임현주 아나운서는 자기보다 앞선 선배를 무시하고 자신이 최초라고 외치고 있으며, 여성단체는 임현주 아나운서를 최초라고 띄워주는 것일까?
이것은 단순히 잘못 알려진 때문이 아니다. 페미와 좌파는 임현주를 최초로 등극시키고 싶어하고 대중들이 그렇게 믿도록 만들고 싶은 것이다.
2. 임현주 아나운서는 최초가 아니다 - 조종하기 쉬운 청년을 선동하는 좌파의 전략
페미니즘의 투사로 대중 앞에 나선 자들은 하나같이 젊다. 페미 선언을 하거나 집회를 주도하거나 인터넷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자는 모두 젊다.
여초 카페는 여성이라도 일정 연령 이상은 아예 가입되지도 않는다. 여성 시위에 동원되었던 인원도 젊은 연령 뿐이다. '불편한 용기'나 여초 커뮤니티를 주도하는 연령도 주로 20대에서 30대이다. 그 이상의 연령이면 진짜 페미니스트라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세대는 모르기 때문이다. 위에 이규원 아나운서와 임현주 아나운서의 사례처럼, 젊은 세대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자기보다 앞선 선구자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모르는 사람은 가르치는 대로 받아들인다. 페미니즘을 주입하기가 편한 것이다. 어떤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일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신중히 검증하고 비판을 해야 할 일이지만 최소한은 알아야 비판을 할 수가 있는데, 아는 것이 전혀 없으니 비판을 할 줄 모르고 그냥 스펀지처럼 가르치는 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최악의 취업난에 스펙을 쌓느라 인문학적 교양을 등한히 한 요즘 학생들은 마음대로 조종하기 너무나 쉬운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학생 페미 조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청년층은 또한 정서적으로도 쉽게 선동된다. '너희들이 최신 이데올로기의 전사다'라며 일단 자부심을 부풀리면 쉽게 들떠서 스스로 페미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페미와 좌파가 청년층을 공략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3. 임현주 아나운서는 최초가 아니다 - 과거를 덮기 위하여 꼰대를 혐오하게 만들라
페미니즘과 좌파 조직은 무조건 옳고 잘못이 없을까? 당연히 아니다. 그들도 수많은 거짓말, 위선, 위법, 비리를 그동안 저질러 왔다. 하지만 그런 과거를 모르는 청년층만 공략하면 자신들의 과오를 숨길 수가 있는 것이다.
광주 5.18 항쟁 2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모인 386 정치인들이 룸살롱에서 접대부를 끼고 질펀하게 놀았던 '새천년 NHK' 사건은 민주화 세력이라고 자처하는 그들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타락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http://legacy.h21.hani.co.kr/h21/data/L000529/1pa75t0v.html
그 자리에 있었던 임종석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되어서 2년반 동안 문재인 정부 전반기의 정책을 총괄했고, 김민석은 여러 당을 떠돌다가 다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되었다. 이래도 문재인 정부가 페미니즘 정부라고 생각하는가?
강준만 교수와 진중권 교수는 타자공인 진보좌파 지식인이다. 그러나 요즘은 진보진영을 비판하기에 열중이다. 진보와 좌파가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의 진보좌파가 잘못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가장 정확하게 비판하는 것이다.
근래에는 어느 군소정당의 여성 정당인이 SNS로 정부와 여당의 정책을 비판했던 일이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일제히 반격을 했겠으나 아무도 그러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여성 정당인이 여성, 노동, 환경 등 진보운동에 누구보다도 충실하게 평생을 바쳐 헌신해온 존경받는 원로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여성 정당인이나 진중권처럼, 현재 집권세력과 페미니즘 세력의 과거 비리와 위선에 대하여 말하여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 바로 그 시절을 경험한 사람, 즉 '꼰대'인 것이다. 직접 보고 들은 사람은 가장 정확한 팩트이고 소스이다.
여기서 말하는 꼰대는 40대 이상으로 군사정권 시절에는 다함께 민주화라는 절체절명의 목적에 함께 했으나, 여전히 진보와 좌파를 추구하지만 현 정부와 여당이 실천하는 정책의 모순과 위선을 비판할 줄 아는, 비판정신이 깨어있는 선배를 말한다. 청년층은 마땅히 이들 꼰대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현 집권세력이 과거에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고 지금도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말해줄 수 있는 선배인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페미와 집권세력에 대하여 진보진영 지식인과 시민사회단체는 비판할 것은 비판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 갈수록 비판은 늘어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젊은 활동가로 시작하여 이제는 단체의 간부가 된 사람들. 누구보다도 진보라는 이념에 충실한 이러한 '꼰대'들에게 현 정부의 정책이 비판을 받고 있는 현실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그런데 페미와 좌파 세력은 그들에게 '꼰대'라는 낙인을 찍고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청년들이 진실의 목격자와 접촉하는 것을 막는다. 꼰대는 고리타분하다, 시대에 뒤떨어졌다 등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강화함으로써 청년층이 꼰대를 싫어하게 만들었다. 그럼으로써 자신들의 과오가 드러나는 것을 피하고 있을 뿐이다.
<결론>
임현주 아나운서가 안경을 쓴 것이 최초가 아니라는 사실 하나로부터 시작하여 페미와 좌파세력의 위선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산업화 시대부터 시작한, 역사가 아주 짧지만 페미니즘은 있고 텔레비전에 단골로 나오던 여성운동가도 있다. 그런데 왜 페미 세력은 임현주 아나운서를 '최초'로 포장하려고 했을까? 페미 세력에게는 대중적으로 이미지가 좋은 새로운 얼굴마담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얼굴마담은 그들이 조종하는 대로 비판하지 않고 따라 줄 사람이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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