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 당신은 친구들을 만나서 떡볶이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그런데 한주가 지난 오늘, 떡볶이집 요리사가 코로나 감염자로 확진되었고, 방역당국에서는 일주일 전에 떡볶이를 먹었던 당신과 친구들도 검사를 받아보라고 한다. 그런데 누군가 당신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왜 방역당국의 지시를 어기고 그 기간에 떡볶이집에 갔느냐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시간은 거꾸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시키려면 타임머신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맥심 코리아 온라인뉴스팀 팀장인 박소현 기자는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한껏 언론인스럽게 각을 잡은 영상을 올렸다. 4월말에 아이돌 가수 4인이 이태원을 방문하여 식사를 함께 하고 주점에서 술을 마신 것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들을 비난한 논리가 바로 위의 이야기처럼 전후관계가 엉망진창이다. 뭐라고 했는지 직접 보자.
출처: 박소현 기자 유튜브 <쏘기자[자존감 올려주는 토크]>
현재 존재하지 않는 규범을 위반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들은 이태원 확진자가 발생되기 전에 방문했으므로 그때에는 '정부가 코로나 진단검사를 권고한 시기' 같은 것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박소현 기자는 검사기간을 어겼다고 운운하는데 이것이 결정적인 왜곡이다. 이태원에서 확진자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방역당국이 그 확진자의 감염원을 찾는 역학조사를 하기 위하여 사후에 발표한 기간이다. 보건복지부가 검사기간을 발표한 시점은 5월 11일이다.(보건복지부 공식 블로그)즉, 그들이 이태원을 방문한 시점에는 그런 검사대상기간이란 것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시간상으로 뒤에 나온 것이 앞으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박소현 기자는 4월 26일부터 5월 6일이라는 검사기간이 마치 그들이 이태원을 방문하기 전부터 공표되어 있었던 것처럼 말하고 그들이 그것을 어긴 것처럼 말하고 있으니, 이것은 분명히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이것은 박소현 기자의 무지일 수도 있고 만약 알았다면 의도적인 왜곡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 건은 고참 연예전문 김대오 기자가 5월 18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미 말한 내용이다. 김대오 기자와 라이브 채팅을 하면서 내막을 다 알게 되었다. 사실 알고 보면 그들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그렇게 크게 잘못한 것이 없다. 이들을 처벌하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왔다는데 그들이 과연 그 정도로 잘못된 행동을 했는지 의문이다. 그들이 확산 장소인 문제의 클럽에 가서 밀집된 거리에서 부비부비를 한 것도 아니고 룸살롱에 간 것도 아니다. 단체 모임을 한 것도 아니고 고작 친구 네 명이 만나서 식당에서 밥 먹고 술 마시는 곳에서 술만 마시고 왔다. 교회에서 수백명이 띄엄띄엄 앉아서 예배를 보는 일도 무탈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고작 네명이 조촐히 만나서 회포를 푼 것이 청와대 청원을 할 정도로 그렇게 잘못인지 모르겠다. 이 사건을 초기에 보도했던 매체는 이들이 바로 확산 진원지인 클럽에 갔다는 오보를 내었고, 연이어 다른 언론사가 인용보도를 계속하며 해당 연예인과 소속사를 괴롭히다가 끝내 자필 사과문까지 받아냈다. 연예기자의 고질병인 찔러보기란 것이 이렇게 잔학하다. 기사거리가 없으면 아무렇게나 찔러보고 연기를 피워본다. 그러면 연예인측에서 대응을 할 것이고 그렇게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뭔가 잡히면 물어뜯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아니면 말고. 이런 식의 연예기자의 보도태도는 정말로 혐오스럽다. 더구나 온라인에서 극심한 테라포밍을 당해 보았던 맥심코리아의 기자가 거기에 가담하다니.
다시 한번 정리하여 말한다. 그들이 이태원을 방문했던 시점에는 방문이 금지되지 않았던 시기였고, 그들은 클럽이나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곳에 가지도 않았고, 그들이 방문한 일주일 후에 확진자가 발생했고,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위하여 설정한 기간에 해당되니까 검사를 받으라기에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도대체 그 정도로 비난받을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그런데 클럽에 갔다고 있지도 않은 거짓말을 보도하지 않나, 방문 후에 발표된 검사기간을 방문 전에 공표된 것처럼 왜곡하지 않나. 그래서 결국은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은 그들이 사과문을 발표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연예기자들의 역겨운 행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나는 박소현 기자의 영상을 보면서 잘못되었다는 것을 즉각 알았다. 하지만 잘못을 탓할 때에 남이 보는 데서 하면 그것은 모욕을 주는 것이니 좋지 않다. 남모르게 영상을 수정할 기회를 주려고 맥심코리아로 찾아갔다. 우선 전화로 만나서 얘기하겠다고 했으나 전화를 받은 직원은 박소현 기자는 부재중이라고 하면서 용건을 말하면 전달해 주겠다고 방어적으로 나왔다. 기분은 나쁘지만 이러저러하게 틀렸으니 고쳐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연락을 받고 영상을 다시 검토하고 문제를 발견했다면 비공개로 바꾸기라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록 영상은 그대로 있었다. 재차 전화했더니 박소현 기자의 개인 유튜브이니 맥심코리아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면서 날카롭게 선을 그어 버렸다. 맥심코리아도 발을 빼고 박소현 기자 본인도 반응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공개적으로 잘못을 비판할 수 밖에 없다. 박소현은 기자라는 명함을 가진 사람이면 비판을 달게 받아라.
그것과 별개로 맥심코리아의 태도는 기분 나쁘다. 맥심코리아가 김병옥 사태 때문에 어려운 시절에 수십 통 메일을 보내서 수습하고 발전할 방향을 제안하기도 하였고, 그 사건은 정말로 무지해서 생긴 일이니 공부 좀 하라고 인문학적 공부가 되거나 남성잡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몇권 보냈었다. 답례로 약소한 선물도 받았었다. 그런데 뭔지 몰라도 불리한 일인 것 같으니까 미리 남모르게 고치라고 직접 찾아온 독자를 이리 대하다니. 함량미달의 기자가 그때와 같은 사고를 만드는 것이다. 박소현 기자를 맥심코리아가 계속 팀장으로 일하게 하던 말던 내가 상관할 바 아니다. 호의를 거부하는 잡지에 피드백을 줄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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